그리스도께 도움을 얻고자 온 많은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질병을 자청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기를 거절하지 않으셨다. 그분에게서 나온 능력이 그 사람들에게 들어갈 때 그들은 죄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육체적 질병은 물론이요 영적 질병도 고침을 받았다. MH 73.1
그와 같은 사람들 중에는 가버나움의 중풍병자가 있었다. 문둥병자와 마찬가지로, 그 중풍병자는 회복에 대한 모든 소망을 잃어버렸다. 그의 질병은 죄악적 생애의 결과였다. 그러므로 그의 고통은 양심의 가책 때문에 더욱 심해졌다. 그는 그 고통에서 해방되고자 바리새인들과 의사들에게 호소하였으나, 모든 일이 허사였다. 그들은 그의 병이 불치의 것이라고 선언하고, 그를 죄인이라고 비난하면서 하나님의 진노 아래 죽을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MH 73.2
그 중풍병자는 절망 가운데 빠졌다. 그 때에 그는 예수님의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기처럼 죄가 많고 속절없는 다른 사람들도 고침을 받았다. 그러므로 그는 만일 그가 구주께로 운반되어 갈 수만 있다면 자기도 고침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고 용기를 얻었다. 그러나 그가 자기의 질병의 원인을 생각하자 희망은 사라졌다. 그럴지라도 그는 치료에 대한 소망을 버릴 수는 없었다. MH 73.3
그의 큰 소원은 죄의 짐에서 해방되는 것이었다. 그는 예수님을 뵈옵고 용서의 보증과 하늘의 화평을 얻고자 갈망하였다. 그러면 그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든지 죽든지 만족히 여길 것이었다. MH 74.1
잃어버릴 시간이 없었다. 그의 쇠약해 진 육신에는 이미 죽음의 징조가 나타났다. 그는 친구들에게 자기를 침대에 누운 채로 예수님께 운반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기꺼이 그 일을 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구주께서 계신 집 안과 주위에는 너무 많은 군중이 빽빽히 모여 있어서 그 환자와 그의 친구들은 예수님께 나가기는 커녕 그분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범위 안으로 들어갈 수 조차도 없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집에서 가르치고 계셨다. 그들의 관례에 따라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분의 주위에 가까이 앉아 있었고, 또한 “갈릴리 각 촌과 유대와 예루살렘에서 나온 바리새인과 교법사들”도 앉아 있었다(눅 5:17).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참소하기 위한 정탐꾼으로 온 자들이었다. 그들 외에도 혼잡한 군중, 열성 있는 자들, 호기심을 가진 자들, 믿지 않는 자들이 모여 있었다. 상이한 민족들과 사회의 모든 계급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병을 고치는 주의 능력이 예수와 함께 하더라”(눅 5:17). 생명의 영께서 회중들 위에 덮여 있었으나 바리새인들과 교법사들은 그분의 임재를 식별하지 못하였다. 그들은 부족감을 느끼지 못하였으므로 고침을 받는 일이 저희에게는 상관이 없었다.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를 공수로 보내셨도다”(눅 1:53) MH 74.2
중풍병자를 운반하는 사람들은 군중을 뚫고 들어가려고 거듭거듭 시도해 보았으나 허사가 되고 말았다. 그 병자는 말할 수 없는 고민으로 자기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처럼 갈망하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희망이 이처럼 가까이 와 있는데, 어떻게 그 희망을 버릴 수 있었겠는가? 그의 요청으로 친구들은 그를 지붕으로 운반하여 지붕을 뚫고 예수님 발 아래 그를 내려놓았다. MH 75.1
설교는 중단되었다. 구주께서는 슬픔에 잠긴 그 얼굴을 바라보시고 당신을 주목하고 있는 애원하는 눈을 보셨다. 그분께서는 무거운 짐에 눌려 있는 그 영혼의 갈망을 잘 아셨다. 그 중풍병자가 아직 집에 있을 때 그의 양심을 각성시켜 주신 분은 그리스도셨다. 그가 자기의 죄를 회개하고 자기를 완전하게 고쳐 주실 예수님의 능력을 믿었을 때, 구주의 자비는 그의 심령에 복을 주셨다. 최초의 희미한 믿음의 빛이 자라나서 예수님께서 죄인을 도와 줄 유일의 분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을 그분께서는 주시하셨다. 그리고 그 믿음이 당신 앞에 나오고자 하는 온갖 노력과 함께 더욱 강하게 자라나고 있는 것을 보셨다. 고통 중에 있는 그 사람을 당신께로 이끄신 분은 그리스도셨다. 이제 구주께서는 그 병자의 귀에 음악과 같이 들리는 음성으로 “소자야 안심하라 네 죄사함을 받았느니라”고 말씀하셨다(마 9:2). MH 75.2
죄의 짐이 그 병자의 심령에서 떠나간다. 그는 의심할 수 없다. 그리스도의 말씀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그분의 능력을 보여 준다. 누가 죄를 용서해 줄 수 있는 그분의 능력을 부인할 것인가? 희망이 절망을 대신하고, 즐거움이 우울한 심정을 대신한다. 육체적 고통은 사라지고 온몸은 변화된다. 그는 더 이상의 것을 요구하지 않고 평화로운 침묵 속에 누워 있다. 너무나 행복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다. MH 76.1
많은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 이상한 사건을 하나 하나 지켜 보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말씀이 그들에게 주어지는 하나의 초청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죄 때문에 심령의 병이 들어있지 않았던가? 그들은 그 짐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지 않았던가? MH 76.2
그러나 바리새인들은 군중들에게 자기들의 영향력을 잃어버릴 것을 염려한 나머지, 마음 속으로 “참람하도다 오직 하나님 한 분 외에는 누가 능히 죄를 사하겠느냐”고 말하였다(막 2:7). MH 76.3
예수님의 시선이 그들과 마주치자 그들은 그 시선을 피하여 움츠렸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가 어찌하여 마음에 악한 생각을 하느냐 네 죄사함을 받았느니라 하는 말과 일어나 걸어가라 하는 말이 어느 것이 쉽겠느냐 그러나 인자가 세상에서 죄 사하는 권세가 있는 줄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하노라.” 그분께서는 중풍병자를 향하여 “일어나 네 침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다(마 9:4-6). MH 76.4
그러나 들것에 실려서 예수님께 왔던 그 사람은 젊음의 탄력과 힘을 가지고 자기 발로 일어섰다. 그는 즉시 “상을 가지고 모든 사람 앞에서 나가거늘 저희가 다 놀라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가로되 우리가 이런 일을 도무지 보지 못하였다 하더라”(막 2:12). MH 77.1
그 썩어가는 육체에 건강을 회복시키는데는 바로 창조의 능력이 요구되었다. 땅의 흙으로 창조된 사람에게 생명을 주신 바로 그 음성이 죽어가는 중풍병자에게 생명이 회복되도록 말씀하셨다. 그리고 육체에 생명을 주신 바로 그 능력이 마음을 새롭게 하였다. 창조 시에 “말씀하시매 이루었으며 명하시매 견고히”(시 33:9) 서게 하신 분께서 죄와 허물로 죽은 영혼에게 생명을 말씀하셨다. 육체의 치료는 마음을 새롭게 해 준 능력의 증거였다. 그리스도께서는 중풍병자에게 일어나 걸어가라고 명령하시고, “인자가 땅에서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는 줄을 너희로 알게 하리라”고 말씀하셨다. MH 77.2
중풍병자는 그리스도 안에서 심령과 육체가 모두 치료된 것을 깨달았다. 그는 육체의 건강을 누리기 전에 심령의 건강이 필요했다. 육체의 질병을 고침받기 전에, 그리스도께서는 마음에 해방을 주고, 심령을 죄에서 정결케 하셔야 한다. 이 교훈을 간과하지 말 것이다. 오늘날 육체적 질병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은데 그들은 이 중풍병자와 같이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는 기별을 듣고자 갈망하고 있다. 불안하고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수반한 죄의 짐이 그들의 질병의 기초가 된다. 그들은 심령을 고쳐 주시는 분 앞에 나오기 전에는 결코 안식을 얻지 못한다. 오직 그분께서 주실 수 있는 화평만이 심령에 활력을 주고 육체에 건강을 줄 것이다. MH 77.3
중풍병자의 치료가 사람들에게 끼친 결과는 마치 하늘이 열려 더욱 좋은 세상의 영광이 주어진 것과 같은 것이었다. 고침을 받은 그 사람이 발을 옮길 때마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의 짐을 마치 새의 깃털인양 가볍게 지고서 군중을 뚫고 지나갈 때, 사람들은 물러서면서 그에게 길을 비켜 주었다 그들은 두려움에 질린 얼굴로 그 사람을 응시하며, 저희들끼리 “오늘날 우리가 기이한 일을 보았다”고 가만히 속삭였다(눅 5:26). MH 78.1
불과 얼마 전에 가족들 앞에서 천천히 운반되어 갔던 그 사람이 침상을 가뿐히 가지고 돌아오자 고침을 받은 중풍병자의 집에는 큰 기쁨이 생겼다. 그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주위에 모였으나 그들의 눈을 거의 의심할 정도였다. 그 사람은 성인의 완전한 활기를 간직하고 그들 앞에 서 있었다. 생명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팔들이 그의 마음대로 민첩하게 움직였다. 오그라들고 우중충한 색깔을 띠고있던 살은 이제 발랄하고 혈색이 좋아졌다. 그는 든든하고 자유롭게 걸었다. 그의 얼굴 표정 하나 하나에 기쁨과 소망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순결과 화평의 표정이 죄와 고통의 흔적들을 대신하였다. 그집에서는 기쁨에 넘치는 감사의 기도를 드렸으며, 하나님께서는 소망이 없는 자에게 소망을 주시고 고통받는 자에게 힘을 주신 당신의 아들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셨다. 그 사람과 그의 가족은 그들의 생애를 예수님께 바칠 준비가 이루어졌다. 조그마한 의심도 그들의 믿음을 흐리게 하지 않았고, 조그마한 불신도 어두웠던 그들의 가정에 빛을 비추어 주신 예수님께 대한 충성을 깨뜨리지 못하였다. MH 79.1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 성호를 송축하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저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네 생명을 파멸에서 구속하시고 …
네 청춘으로 독수리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
여호와께서 의로운 일을 행하시며
압박 당하는 모든 자를 위하여 판단하시는도다…
우리의 죄를 따라 처치하지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갚지 아니하셨으니 …
아비가 자식을 불쌍히 여김같이
여호와께서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불쌍히 여기시나니
이는 저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진토임을 기억하심이로다” 시편 103편 1-14절 MH 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