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에 대한 최후의 경고
위클리프의 사업은 거의 마쳐졌다. 오랫동안 쥐고 있던 진리의 깃발은 곧 그의 손에서 떠날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다시 한 번 복음을 위하여 증거할 것이었다. 그 진리는 바로 오류의 왕국의 본거지에서 선포되어야 할 것이었다. 위클리프는 심문을 받기 위하여 너무도 자주 성도들의 피를 앗아간 로마법왕의 재판정에 호출되었다. 그는 자기를 위협하고 있는 위험을 알고 있었지만 그 소환에 응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마침 그 때 그는 중풍으로 여행을 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육성으로는 로마에서 말할 수 없었을지라도 편지로는 말할 수 있었으므로, 그는 결국 그렇게 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는 자기의 목사관에서 법왕에게 보낼 편지를 썼다. 그 편지에는 예의바른 언사와 그리스도인적 정신이 나타나 있었으나 법왕청의 허식과 교만을 날카롭게 견책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GC 90.4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을 모든 사람, 특히 로마 주교 (법왕) 에게 공개하여 주장할 수 있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나는 이 신앙이 건전하고 참된 줄로 믿기 때문에 그는 가장 즐거운 마음으로 내가 주장하는 신앙에 동의할 줄로 믿으며, 만일 그 신앙이 잘못된 것이라면 역시 교정하여 줄 줄로 믿는다. GC 91.1
나는 첫째로 그리스도의 복음은 하나님의 율법의 전부라고 믿는다. …로마 감독이 지상에 있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라면, 그는 다른 어떤 사람보다 복음의 율법에 결속되어 있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스도의 제자들 가운데서 위대하다고 하는 것은 어떤 세속적 위엄이나 명예에 있지 아니하고 그리스도의 생애와 그분의 태도에 가깝게, 또한 정확하게 따라가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였다.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계셨을 당시의 생애는 가장 빈곤하고, 모든 세속적 권력과 명예에서 떠난 생애였다. GC 91.2
어떤 신실한 사람도 법왕이나 어떤 성인을 따라갈 때, 그들이 바로 주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간 그 점에 있어서만 그를 따라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베드로와 세베대의 아들들은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대신에 세속적 명예를 사모함으로 죄를 범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그와 같은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GC 91.3
법왕은 자기의 모든 영토와 통치권을 세속적 권력에게 마땅히 넘겨주고, 또한 자기에게 속한 모든 교직자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고 그렇게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하셨고, 특별히 그분의 제자들도 그렇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점들에 있어서 내게 잘못이 있으면 나는 겸손한 마음으로 이를 정정 (訂正) 할 것이며, 만일 필요하다면 죽음이라도 사양치 아니할 것이다. 내 자신의 뜻과 소원대로 한다면, 나는 틀림없이 로마 감독 앞으로 달려 나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와 반대로 다른 일이 내게 생기게 하셔서 나로 하여금 사람을 순종하기보다 하나님을 순종하도록 가르쳐 주셨다.”GC 91.4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편지를 마쳤다. “우리 하나님께서 법왕 어반 6세의 마음을 감동하사 그가 친히 본을 보여 그의 교직자들과 함께 그 생활과 태도에 있어서 주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가고, 또한 그들이 백성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쳐서 그들과 마찬가지로 신실히 주님을 따르게 되기를 우리는 기도하는 바이다” (John Foxe, Acts and Monu-ments, vol.3, pp.49, 50). GC 92.1
이와 같이 위클리프는 법왕과 그의 추기경들에게 그리스도의 온유와 겸손을 나타내 주었고 이들이 대표하고 있노라고 공언하는 주님과 그들 자신과의 현저한 차이를 그들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교국에 나타내 보여 주었다. GC 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