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합의 시대에 요단강 동편 길르앗 산중에 신앙과 기도의 사람이 살았는데 그의 두려워할 줄 모르는 봉사는 이스라엘 중에 신속히 퍼지는 배도를 막도록 되어 있었다. 이름 있는 도시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고 평생 높은 지위를 차지한 일이 없는 디셉 사람 엘리야는 자기 앞에 길을 준비하신 하나님의 목적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의 사명에 임하여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신앙과 능력의 말씀이 그의 입술에 있었고 그의 전 생애는 개혁 사업에 바쳐졌다. 그는 죄를 책망하고 악의 조수를 물리치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였다. 엘리야가 죄를 책망하는 사람으로서 백성들에게 나아갈 때에 그의 기별은 고침을 받고자 하는 죄로 병든 모든 영혼들에게 길르앗의 유향을 제공하였다. PK 119.1
엘리야가 우상숭배에 깊이 빠져 들어가는 이스라엘을 바라볼 때에 그의 마음은 고통스러웠고 의분이 일어났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위하여 큰일을 행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속박에서 구원하여 내시고 “열방의 땅을” 저희에게 주사 “저희로 그 율례를 지키며 그 법을 좇게 하려 하”(시 105:44, 45)셨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여호와의 자비스러운 계획을 거의 잊어버렸다. 불신은 선민들을 그들의 능력의 근원이신 하나님께로부터 신속히 분리시키고 있었다. 산중 은신처에서 이 배도를 바라본 엘리야는 슬픔을 억제할 수 없었다. 괴로운 마음으로 그는 한때 은총을 받은 백성들의 악한 행위를 제지시키시고 필요하다면 형벌을 내리사 저희로 하나님께로부터 떠난 것을 사실 그대로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하였다. 엘리야는 그들이 하나님을 노엽게 하여 완전히 멸하실 정도로 악을 행하게 되기 전에 회개하는 것을 보기를 갈망하였다. PK 119.2
엘리야의 기도는 응답을 받았다. 여러 번 반복된 호소와 충고와 경고가 이스라엘을 회개 시키는 데 실패했으므로 이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형벌을 통해서 말씀하실 수밖에 없는 때가 이르렀다. 바알의 예배자들은 하늘의 보물인 이슬과 비가 여호와께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요 자연을 지배하는 세력들에게서 오는 것이며, 땅을 비옥하게 하고 풍성한 수확을 가져오게 하는 것을 태양의 창조적인 힘을 통하여 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저주가 더럽혀진 이 땅에 무겁게 내려야 하였다. 배도한 이스라엘 지파들은 현세의 축복을 받기 위하여 바알의 능력을 의지하는 어리석음을 나타냈다. 그들이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을 모든 축복의 근원으로 인정하기까지는 땅에 이슬이나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었다. PK 120.1
형벌에 대한 하나님의 기별을 아합에게 전달하는 사명이 엘리야에게 맡겨졌다. 엘리야는 주의 사자가 되고자 애쓰지 않았다. 주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였다. 하나님의 사업을 영화롭게 하는 데 열심 있는 엘리야는 비록 그 명령을 순종하는 일이 악한 왕의 손에 의하여 신속한 죽음을 초래할 것처럼 보였으나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기를 지체하지 아니하였다. 선지자는 즉시 출발했으며 밤낮을 쉬지 않고 여행하여 마침내 사마리아 성에 도착하였다. 왕궁에 이르러 출입 허가를 간청하지도 않았고 공식적인 통보가 오기를 기다리지도 않았다. 그 당시의 선지자들이 입던 초라한 의복을 입은 엘리야는 위병(衛兵)들의 눈에 띄지 않은 채 순식간에 놀란 왕 앞에 섰다. PK 120.2
엘리야는 그가 돌연히 나타난 것에 대하여 사과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통치자보다 더 크신 하나님께서 그에게 말하도록 임명하셨으므로 엘리야는 손을 하늘로 쳐들고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지극히 높으신 이의 형벌이 이스라엘 위에 막 쏟아지려 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나의 섬기는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사심을 가리켜 맹세하노니 내 말이 없으면 수 년 동안 우로가 있지 아니하리라”고 선언하였다. PK 121.1
엘리야가 그의 기별을 전한 것은 결코 실패함이 없는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을 굳게 믿는 믿음을 행사한 것에 불과했다. 그가 섬기는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않았더라면 엘리야는 결코 아합 앞에 나타날 수 없었을 것이다. 엘리야는 사마리아로 오는 도중에 항상 흐르는 시내와 신록으로 덮인 산들과 가뭄이 미치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울창한 삼림을 지났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다 아름다웠다. 선지자는 한 번도 흐름이 끊어져 본 일이 없는 시냇물이 어떻게 마를 수 있으며 어떻게 저 산과 계곡들이 가뭄으로 타게 될 수 있을까 하고 의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불신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께서 배도한 이스라엘을 낮추실 것이며 이스라엘은 형벌을 통하여 회개하리라는 것을 전적으로 믿었다. 하늘의 명령이 공포되었고 하나님의 말씀은 실패할 수 없으므로 엘리야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대담무쌍하게 그의 사명을 성취하였다. 청천벽력과 같은 절박한 형벌의 기별이 악한 왕의 귀에 들어갔다. 그러나 놀란 아합이 정신을 가다듬고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게 되기도 전에 엘리야는 그의 기별의 결과를 보려고 기다리지도 않고 올 때처럼 돌연히 사라졌다. 여호와께서 엘리야 앞에 행하셨으며 그 길을 평탄케 하셨다. 선지자는 하나님께로부터 “요단 앞에 그릿 시냇가에 숨고 그 시냇물을 마시라 내가 까마귀를 명하여 거기서 너를 먹이게 하리라”는 명을 받았다. PK 121.2
왕은 부지런히 찾았으나 선지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늘에서 우로가 내리지 않으리라는 기별을 듣고 분노한 왕후 이세벨은 지체 없이 바알의 사제들과 협의했다. 그들은 이세벨과 한 가지로 선지자를 저주하고 여호와의 진노를 멸시하였다. 그리고 재난을 선포한 사람을 찾으려고 갖은 애를 썼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들은 성행하던 배도의 결과로 선언된 형벌을 다른 사람들에게 숨길 수 없었다. 엘리야가 이스라엘의 죄악을 탄핵하고 신속히 다가올 형벌을 예언하였다는 소식은 신속하게 온 나라에 퍼졌다. 어떤 이들은 두려워하였으나 일반적으로 하늘의 기별은 조소와 조롱을 받았다. PK 123.1
선지자의 말은 즉시 효과를 나타냈다. 처음에 재난에 대한 생각을 조롱하던 사람들도 얼마 후에는 심각하게 반성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 이유는 몇 달 후에 땅은 이슬이나 비를 받지 못하여 건조해지고 식물은 시들어졌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결코 줄어들 줄 모르던 시냇물이 줄기 시작했고 개울들도 마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도자들은 바알의 권세를 신뢰하고 엘리야의 예언을 근거 없는 말로 젖혀 두도록 백성들에게 역설했다. 여전히 사제들은 비는 바알의 능력을 통해서 내린다고 주장하였다. 엘리야의 하나님을 두려워 말며 그 말을 듣고 떨지 말라. 때를 따라 수확을 가져오고 인간과 짐승의 양식을 준비하는 분은 바알이라고 주장하였다. PK 124.1
하나님께서 아합에게 주신 기별은 이세벨과 그의 사제들과 바알과 아스다롯의 모든 추종자들로 하여금 저희 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 할 수 있으면 엘리야의 말도 거짓임을 밝혀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우상을 숭배하는 수백 명의 사제들의 보증에 반하여 엘리야의 예언은 홀로 섰다. 만일 선지자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바알이 우로를 내려서 시냇물이 계속 흘러가게 하고 식물이 무성하게 해서 이스라엘 왕으로 하여금 계속 바알을 예배하게 한다면 백성들은 바알이 하나님이라고 말할 것이다. PK 124.2
백성들을 저희 속임수에 붙잡아 두기로 마음먹은 바알의 사제들은 저희 신들에게 제물을 드리면서 밤낮없이 땅을 다시 신선하게 해 주도록 계속 간청했다. 값진 제물을 드려 사제들은 저희 신들의 분노를 진정시키려 했다. 열심과 인내로 이교의 제단 주위에 둘러서서 비를 달라고 열렬히 기도하였다. 형벌이 선고된 땅의 어느 곳 할 것 없이 밤낮 그들의 부르짖음과 탄원이 올라갔다. 그러나 하늘에는 타는 듯한 태양 광선을 가릴 수 있는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았다. 목마른 대지를 축여 줄 이슬도, 비도 없었다. 여호와의 말씀은 바알의 사제들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에 의해서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이루어져 갔다. PK 124.3
일 년이 지났으나 비는 여전히 오지 않았다. 땅은 불에 탄 것처럼 바짝 말랐고 맹렬한 태양열은 남은 식물마저 태워버렸다. 시냇물은 말랐고 우는 양떼와 소떼들은 고통 중에 이리저리 방황하였다. 한때 비옥했던 들판은 불타는 모래사막과 황량한 광야처럼 되었다. 우상 예배를 위하여 구별된 숲은 잎이 다 떨어지고 삼림의 나무들은 말라빠진 자연의 해골처럼 그늘을 주지 못하였다. 공기는 건조하여 질식할 것 같았으며 바람에 날리는 뽀얀 먼지가 눈을 멀게 하고 거의 숨을 쉬지 못하게 하였다. 한때 번영하던 성읍과 촌락은 비탄의 장소가 되었으며 주림과 목마름은 인간과 짐승에게 무서운 운명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 모든 공포를 수반한 기근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PK 124.4
그러나 이와 같은 하나님의 능력의 증거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회개치 아니하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가르치고자 하시는 교훈을 배우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자연을 창조하신 분이 자연의 법칙을 통어(統御)하시고 그것을 축복이나 멸망의 도구로 삼으실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마음이 거만하고 거짓 예배에 매혹된 이스라엘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수하에서 스스로 겸손하기를 원치 아니하고 고통의 원인을 다른 데서 찾기 시작했다. PK 125.1
이세벨은 가뭄을 여호와의 형벌로 인정하기를 필사적으로 거절하였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대항하기로 굳게 결심한 이세벨은 거의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과 연합하여 모든 참상의 원인이 엘리야에게 있다고 탄핵하였다. 엘리야가 저희 예배의 형태를 대적하는 증언을 하지 않았던가? 만일 엘리야가 그의 주장을 버린다면 저희 신들의 노여움은 진정되고 그들의 어려움은 끝날 것이라고 이세벨은 주장하였다. PK 126.1
왕후의 독촉을 받은 아합은 선지자의 숨은 곳을 찾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다하였다. 아합은 원근 사방에 있는 나라에 그가 미워하고 무서워하는 엘리야를 찾도록 사자들을 파송하였고 할 수 있는 대로 철저히 찾고자 한 나머지 그는 이들 나라와 민족들에게 저희는 선지자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서약을 요구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찾는 일은 허사였다. 선지자는 자신의 죄악으로 인하여 온 나라에 진노하신 하나님의 형벌을 불러들인 왕의 악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었다. PK 126.2
엘리야를 대적하려는 노력이 실패하자 이세벨은 이스라엘 나라 안에 있는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모두 죽임으로 복수하려고 결심하였다. 그는 한 사람도 살려 두지 않기로 작정하였다. 격분한 이세벨은 많은 하나님의 종들을 학살함으로 그의 목적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모두가 멸망당한 것은 아니다. 아합의 집의 궁내 대신이면서도 하나님께 충실한 오바댜는 자신의 생명의 위험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선지자 일백 인을 가져”, “오십 인씩 굴에 숨기고 떡과 물을 먹였었”(왕상 18:4)다. PK 126.3
기근이 든 지 이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무정한 하늘에는 비올 징조가 보이지 않았다. 가뭄과 기근으로 온 나라는 계속 황폐하였다. 아이들의 괴로움을 덜어 줄 힘이 없는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이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배도한 이스라엘은 여전히 하나님 앞에서 저희 마음을 낮추기를 거절하고 이 무서운 형벌이 그들에게 이르러 온다고 말한 엘리야를 대적하여 불평하기를 계속하였다. 그들은 고통과 근심 중에서도 회개하라는 요청 곧 그들이 하나님의 용서의 한계 밖으로 운명의 발걸음을 내딛지 않도록 하시려는 하나님의 중재를 분별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PK 127.1
이스라엘의 배도는 겹친 모든 기근의 공포보다 더욱 무서운 악이었다.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을 기만에서 놓이게 하시려고 그들로 저희의 생명과 모든 것을 빚지고 있는 분께 대한 책임을 깨닫도록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잃어버린 신앙을 다시 회복하도록 도와주고자 하셨으며 이를 위해 그들에게 큰 고통을 주실 수밖에 없으셨다. PK 127.2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어찌 악인의 죽는 것을 조금인들 기뻐하랴 그가 돌이켜 그 길에서 떠나서 사는 것을 어찌 기뻐하지 아니하겠느냐”, “너희는 범한 모든 죄악을 버리고 마음과 영을 새롭게 할지어다 이스라엘 족속아 너희가 어찌하여 죽고자 하느냐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죽는 자의 죽는 것은 내가 기뻐하지 아니하노니 너희는 스스로 돌이키고 살지니라”, “이스라엘 족속아 돌이키고 돌이키라 너희 악한 길에서 떠나라 어찌 죽고자 하느냐”(겔 18:23, 31, 32, 33:11). PK 127.3
하나님께서는 사자들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보내어 다시 충성된 길로 돌아오도록 호소하셨다. 만일 이스라엘이 이 호소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만일 그들이 바알에게서 돌이켜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왔더라면 형벌을 내리겠다는 엘리야의 기별이 결코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생명에서 생명으로 이르게 하는 향기가 될 경고가 그들에게는 죽음에서 죽음에 이르는 냄새로 판명되었다. 그들의 자존심은 상하고 사자들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이제 그들은 선지자 엘리야를 몹시 증오하였다. 엘리야가 저희 수중에 떨어지기만 한다면 그들은 마치 그의 음성을 침묵시킴으로 그의 말의 성취를 멈출 수 있을 것처럼 기꺼이 그를 이세벨에게 끌고 갔을 것이다. 그들은 재난에 직면하고서도 우상숭배를 고집했다. 이리하여 하늘의 형벌을 땅에 가져오게 한 죄를 더 하고 있었다. PK 127.4
고통 받는 이스라엘을 위한 구제책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것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징계의 손길을 끌어들인 죄악을 떠나 전심으로 주님께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혹 내가 하늘을 닫고 비를 내리지 아니하거나 혹 메뚜기로 토산을 먹게 하거나 혹 염병으로 내 백성 가운데 유행하게 할 때에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대하 7:13, 14)는 보증이 주어졌다. 하나님께서 결정적 개혁이 일어나기까지 우로를 그들에게 내리지 않으신 것은 이 복된 결과를 얻고자 하심이었다. PK 1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