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가 뱀이 되고 강물이 변하여 피가 되게 한 이적은 완고한 바로의 마음에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했고 다만 이스라엘 자손에게 대한 그의 증오심을 증가시켰을 뿐이었다. 애굽의 마술사들도 바로로 하여금 모세가 행한 이적이 마술에 불과한 것이라고 믿게 하였으나, 개구리 재앙을 그치게 한 후부터 바로는 그런 일들이 마술로는 되지 않는다는 분명한 증거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그 개구리를 순식간에 티끌로 변하게 하실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시지 않으셨다. 개구리가 그냥 없어져 버린다면 왕과 이집트인들은 이것도 그저 마술사들도 할 수 있는 마술의 결과라고 할 것이다. 개구리가 다 죽자 사람들이 이것을 모아다가 무더기로 쌓아 놓았다. 애굽인들은 저희 눈앞에 죽은 개구리들을 볼 수 있었고 그것이 썩어 몹시 냄새가 났다. 이리하여 왕과 온 애굽인들은 이 일이 결코 마술로서가 아니라 다만 하나님이 보내신 심판이라는 증거, 곧 저희의 헛된 철학으로는 제거할 수 없는 증거들을 갖게 되었다. SR 116.1
마술사들은 이(蝨)를 만들 수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마술사들이 이 재앙을 만들어 내어 그들 자신들이나 애굽 사람들 앞에 그런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조차도 허락지 아니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바로의 마음에 모든 불신에 대한 핑계를 없애려고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마술장이라도 “이는 하나님의 권능이니이다”라는 말을 하게 하셨다. SR 116.2
그 후에 파리떼의 재앙이 이르렀다. 이 파리는 일년 중 어떤 계절에 별 해가 없이 괴롭히는 그런 파리가 아니었다. 애굽 전국에 몰려온 파리는 크고 또 독하였으며, 그 침은 사람이나 짐승 모두에게 매우 고통스러웠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애굽 사람들에게서 구별하셨으므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거처에는 파리가 없었다. SR 116.3
다음으로 하나님께서는 애굽인의 가축에게 악질 재앙을 보내시는 한편 히브리 사람의 가축은 보호하셔서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 그 후에 사람과 짐승에게 종기 재앙이 임하였다. 마술사들은 저희 자신조차 이 재앙에서 보호할 수 없었다. 그 후에 하나님께서 천둥 번개와 맹렬한 불이 섞인 우박 재앙을 애굽 전국에 보내셨다. 사람들이 우연히 재앙이 내린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하시기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각 재앙을 내리시기 전에 미리 알려주셨다. 하나님께서 애굽 사람들에게 온 세상은 히브리인의 하나님의 지배하에 있어서 뇌성과 우박과 폭풍은 다 하나님의 말씀을 복종하는 것임을 증명하였다. 한때 “여호와가 누구관대 내가 그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라고 말하던 교만한 바로도 스스로 겸비하여져서 말하기를 “내가 범죄하였노라 여호와는 의로우시고 나와 나의 백성은 악하도다”라고 하였다. 그는 모세를 불러 그에게 자기를 대신하여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이 큰 뇌성과 우박을 그치게 해달라고 간청하였다. SR 117.1
하나님께서 그 다음으로 이전의 어느 것보다 더 무서운 메뚜기 재앙을 보내셨다. 왕은 하나님께 복종하기보다는 메뚜기 재앙을 당하리라고 작정하였다. 그는 아무 뉘우침이 없이 자기 나라 전토에 기적적인 무서운 심판의 재앙이 이르는 것을 보았다. 그 후에 주께서 애굽에 암흑이 이르게 하셨다. 애굽 백성들은 빛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온 대기가 무거워 호흡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히브리인들에겐 깨끗한 대기와 빛이 있었다. SR 117.2
하나님께서는 애굽 사람들에게 그들이 경험한 어떤 재앙보다 더 무서운 재앙을 하나 더 보내셨다. 모세의 마지막 요구를 거절한 자들은 바로왕과 우상을 숭배하는 제사장들이었다. 백성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애굽 땅을 떠나도록 허락해 주기를 원하였다. 모세는 바로왕과 애굽 사람과 및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마지막 재앙의 성질과 그 영향을 알려 주었다. 애굽 사람에게는 그렇듯 무서운 밤이었고,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그토록 영광스러운 밤이었던 그 밤에 엄숙한 유월절 절기가 제정되었다. SR 117.3
애굽 왕과 그리고 교만하고 우상을 숭배하는 백성들이 하늘의 하나님의 요구에 복종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애굽 왕은 굴복하는데 매우 느렸다. 가장 심한 고통을 당하는 동안에는 조금 굽히다가 고통이 다시 없어질 때에는 허락했던 것을 다시 취소하였다. 그래서 어려운 재앙이 연속으로 애굽에 내렸다. 그리고 그의 굴복은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를 당할 때 마지못해 하는 그런 굴복뿐이었다. 전 애굽이 파멸을 당한 후에라도 바로왕은 그의 반역을 고집하고 나갔다. SR 118.1
모세와 아론은 바로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 보내지 않기 때문에 임하는 각 재앙의 성질과 영향을 알려 주었다. 재앙이 임할 때마다 미리 알려 준 그대로 임하는 것을 보았으나 바로는 굴복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애굽 땅 안에서만 하나님께 제사드리기를 허락하였다. 그 후 애굽이 하나님의 진노로 고생을 당한 후에는 남자들만 가서 제사를 드리라고 허락하였다. 애굽 온 나라가 메뚜기 재앙으로 인하여 거의 다 파멸을 당한 후에 바로는 이스라엘 사람과 그 아내와 및 자녀도 나가는 것을 허락하였으나 가축을 데리고 나가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모세는 왕에게 하나님의 사자가 저희의 모든 장자와 생축의 처음 난 것을 죽일 것이라고 말하였다. SR 118.2
재앙마다 바로에게 점점 더 가까이 그리고 맹렬하게 임하였지만 이 재앙은 어떤 재앙보다 더욱 심한 재앙이었다. 왕은 심히 노하였을 뿐 자신을 겸손하게 하지 않았다. 또한 애굽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그 무서운 밤을 위하여 대단한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문에 피를 발라 표를 삼는 것을 조롱하였다. SR 1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