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백부장의 종이 중풍병으로 누워 있었다. 로마인들에게 있어서 종은 시장에서 사고 파는 노예였으므로 이따금 능욕적으로, 또한 잔인하게 취급되었다. 그러나 그 백부장은 그의 종에게 부드러운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기의 종이 회복되기를 매우 소원하고 있었다. 그는 예수님께서 그를 고쳐 주실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구주를 보지 못했지마는 그가 들은 소문은 그에게 믿음을 일으켜 주었다. 유대인들의 형식주의에도 불구하고 이 로마인은 그들의 종교가 자기의 종교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확신하였다. 그는 정복자와 피정복민(被征服民)을 분리시켜 놓은 민족적 편견과 증오의 장벽을 이미 헐어 버렸다. 그는 하나님께 예배하는 일을 존중하였으므로 그분께 예배하는유대인들에게 친절을 나타냈다. 그에게 전해지는 소문을 들었을 때 그는 그리스도의 교훈에서 영혼의 필요를 채워 주는 진리를 발견하였다. 그의 마음 속에 있는 모든 영적인 것은 구주의 말씀에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자신이 예수님께 접근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유대의 장로들에게 호소하여 그의 종을 고쳐달라는 요구를 하게 되었다. MH 63.1
그 장로들은 그 사정을 예수님께 아뢰면서 “이 일을 하시는 것이 이 사람에게는 합당하나이다 저가 우리 민족을 사랑하고 또 우리를 위하여 회당을 지었나이다”고 말하였다(눅 7:4, 5). MH 63.2
그러나 백부장의 집으로 가는 도중에, 예수님께서는 백부장 자신이 보낸 기별, 곧 “주여 수고하시지 마옵소서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치 못하겠나이다”는 기별을 받으신다(6절). MH 63.3
그럴지라도 그리스도께서는 계속해서 길을 걸어가신다. 그러자 백부장이 직접 나와서 그 기별을 종결 짓는다. “내가 주께 나아가기도 감당치 못할 줄을 알았나이다.”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삽나이다 나도 남의 수하에 있는 사람이요 내 아래도 군사가 있으니 이더러 가라 하면 가고 저더러 오라 하면 오고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하나이다”(눅 7:7, 마 8:8, 9). MH 63.4
“나는 로마의 권세를 대표하며, 나의 군사들은 나의 권위를 최고의 것으로 인정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주님은 무한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대표하며, 모든 피조물은 당신의 말씀에 순종합니다…. 주님께서 질병을 떠나가도록 명령하시면, 그 질병은 당신에게 순종할 것입니다.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삽나이다.” MH 64.1
그리스도께서는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시로 하인이 나으니라”(마 8:13). MH 64.2
유대의 장로들은 백부장이 자기들의 민족에게 보여 준 호의 때문에 그를 그리스도께 추천하였다. 그들은 백부장이 “회당을 지었”기 때문에 그가 합당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백부장은 자기 자신에 관하여 합당치 못한 사람이다고 하였다. 그럴지라도 그는 예수님께 도움을 구하기를 두려워하지 아니하였다. 그는 자기 자신의 선행을 신뢰하지 않고 구주의 자비를 신뢰하였다. 그는 자신의 큰 필요성을 유일하게 주장하였다. MH 65.1
꼭 같은 방법으로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께 나올 수 있다.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의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좇아”하신다(딛 3:5). 그대는 그대가 죄인이기 때문에 하나님께 축복을 받을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을 기억하라. 우리는 하나님께 내어놓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지금이나 미래에 호소할 탄원의 조건은 전혀 속절없는 우리의 상태, 곧 그분의 구원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상태이다. 자아를 의존하는 모든 생각을 버리고, 우리는 갈바리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말할 것이다. MH 65.2
“내 손에는 가지고 갈 아무런 대가도 없고,
다만 당신의 십자가에만 매달립니다” MH 65.3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막 9:23). 우리를 하늘과 연결시켜 주고 암흑의 세력을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에게 주는 것은 믿음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온갖 악한 기질을 정복하고 아무리 강한 유혹이라도 모두 저항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해주셨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믿음이 부족하므로 그리스도께로부터 떠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와 같은 사람들은 속절없이 무가치한 그대로 자비하신 구주의 긍휼 앞에 자신을 내어놓으라. 자아를 보지말고 그리스도를 바라보라, 사람들 사이에 다니시면서 병든 자를 고치시고 귀신을 내어 쫓으신 분께서는 지금도 여전히 강한 구속주시다. 그러므로 그분의 약속을 생명나무의 잎사귀처럼 붙잡으라. “내게 오는 자는 내가 결코 내어 쫓지 아니하리라”(요 6:37). 그대가 그분께 나아갈 때 그분께서 받아주신다는 것을 믿으라. 왜냐하면 그분께서 그 사실을 이미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그대가 그렇게 하는 동안, 그대는 결코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MH 65.4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MH 66.1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은사로 주지 아니하시겠느뇨”(롬 8:31, 32). MH 66.2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8, 39).* MH 66.3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 MH 66.4
동양에 알려진 모든 질병 가운데 문둥병이 가장 무서운 병이었다. 그 병의 불치성과 전염성, 그리고 그 병이 희생자에게 끼치는 끔찍스러운 결과 등은 가장 용감한 사람일지라도 공포로 충만하게 하였다. 유대인들 간에서는 이 질병을 죄로 말미암아 받는 심판으로 간주했다. 그러므로 그것을 “재앙”, 혹은 “하나님의 손가락”이라고 불렀다. 그 병은 뿌리가 깊어 근절할 수 없고 치명적이었으므로 죄의 상징으로 생각하였다. MH 67.1
의문의 율법에 의하여 문둥병자는 부정하다는 선고를 받았다. 그가 만진 것은 무엇이나 부정하였다. 공기는 그의 호흡으로 불결해 졌다. 문둥병자는 이미 죽은 사람처럼 사람들이 사는 거주지에서 격리되었다. 그 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을 받는 사람은 자신을 제사장에게 보여야 했고, 제사장은 자세히 살펴 본 후 그의 상황을 결정해 주어야 했다. 만일 문둥병자라는 선고를 받게 되면, 그는 자기의 가족과 격리되고, 이스라엘 회중에서 끊어지고, 다만 같은 환자들과만 사귀도록 운명이 지워졌다. 심지어 왕들과 통치자들에게도 예외가 없었다. 이 무서운 질병에 걸린 군주는 홀(忽)을 버리고 사회를 떠나가야 한다. MH 67.2
문둥병자는 친구와 친척들을 떠나서 그의 질병의 저주를 견디어야 한다. 그는 자신의 재난을 공표하고, 옷을 찢고, 경고의 음성을 높이므로 전염성이 있는 병자에게서 피해 가도록 모든 사람에게 알려 주어야 했다. 외롭게 추방된 자가 “부정하다, 부정하다”고 외치는 슬픈 음조는 공포와 증오를 알려 주는 신호였다. MH 67.3
그리스도께서 봉사하시던 지역에는 그 병으로 고통당하는 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분의 사업에 대한 소식이 그들에게 전해 지자, 마음 속에 믿음이 솟아나기 시작한 한 사람이 있었다. 만일 예수님께로 갈수만 있다면 그는 고침을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가 어떻게 예수님을 발견할 수 있을까? 영원히 격리될 수 밖에 없도록 운명지워진 그가 치료자되시는 예수님께 어떻게 자신의 몸을 내 보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그를 고쳐 주실 것인가? 주님께서도 바리새인들이나 심지어 자기에게 저주를 선언하고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서 피해 가라고 경고한 의사처럼 하지 않으실 것인가? MH 68.1
그는 예수님께 대하여 들은 바를 모두 생각해 본다. 그분께 도움을 구한 사람 중에 한 사람도 그냥 돌아간 사람은 없다 그 가련한 사람은 구주를 찾고자 결심한다. 비록 마을과 격리되어 있을지라도, 산길을 따라 뚫려 있는 어떤 소로(小路)를 지나가시는 예수님과 마주칠 수도 있고, 마을 밖에서 가르치고 계시는 그분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어려움은 많을지라도 그것이 그의 유일의 소망이다. MH 68.2
그 문둥병자는 멀리 떨어져 서서 구주의 입에서 나오는 몇 마디의 말씀을 듣는다. 그는 예수님께서 병자들 위에 손을 얹으시는 것을 본다. 그는 절름발이, 소경, 중풍병자, 그외 여러 가지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일어나서 구원받은 기쁨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본다. 그의 믿음은 강해진다. 그는 청중들이 있는 곳으로 점점 가까이 접근해 간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져 있는 속박, 사람들의 안전, 모든 사람이 자기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공포감 등을 깡그리 잊어버린다. 그는 다만 치료를 받는다는 복스러운 소망만을 생각한다. MH 68.3
그는 몸서리칠만큼 보기 흉하다. 그 질병이 무섭게 잠식해 있었으므로 썩어가는 그의 육체는 보기에 끔찍스럽다. 그를 보자 사람들은 뒤로 물러간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하여 피차 함께 무리를 지운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예수님께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자 애를 쓰지마는 헛일이 되고 만다. 그는 그들을 보지도 않고 그들의 말을 듣지도 않는다. 아연실색하는 그들의 표정은 그에게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는 오직 하나님의 아들만을 보고,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는 음성만을 듣는다.* MH 69.1
그는 예수님께로 달려가서 자기 몸을 그분의 발 앞에 던진다.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게 하실 수 있나이다”고 부르짖는다. MH 69.2
예수님께서는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마 8:2, 3)고 말씀하시면서 당신의 손을 그 사람 위에 얹으신다. MH 69.3
즉시로 그 문둥병자에게 변화가 생긴다. 그의 피는 정결해 지고, 신경은 감각을 얻고, 근육은 튼튼해진다. 문둥병자의 특징인 부자연스러운 흰 비늘 모양의 피부는 사라진다. 그의 살은 어린 아이의 살처럼 된다. MH 69.4
만일 제사장들이 문둥병자가 고침을 받은 사실에 관한 내력을 알것 같으면 그리스도께 대한 그들의 증오심 때문에 부정직한 판결을 내릴지도 모른다. 예수님께서는 공정한 판결을 얻기를 바라셨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고침받은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그 이적에 관한 소문이 퍼지기 전에 지체 말고 예물을 가지고 성전에 가서 제사장에게 몸을 보이라고 명령하신다. 제사장들은 그와 같은 예물을 받기 전에, 예물을 바친 자를 살펴 보고 그가 완전히 회복된 사실을 확인해야 하였다. MH 69.5
그와 같이 몸을 검사하는 일이 마쳤다. 그 문둥병자에게 추방을 선고했던 그 제사장들이 그의 병이 완치된 것을 증명하였다. 고침을 받은 그 사람은 가정과 사회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는 건강의 혜택이 매우 귀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원기발랄한 남성으로서 가정에 돌아가게 된 것을 기뻐하였다. 예수님께서 주의를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의 치료에 대한 사실을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기쁨으로 돌아다니면서 자기를 완전하게 고쳐 주신 분의 능력을 전하였다. MH 69.6
그 사람이 예수님께 왔을 때, 그는 “온 몸에 문둥병”이 들어 있었다. 문둥병의 치명적 독소가 그의 온 몸에 퍼져 있었다. 제자들은 그들의 주님을 그 사람과 접촉하지 못하게 하고자 애를 썼다. 왜냐하면 문둥병자를 만진 사람은 스스로 불결해 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손을 문둥병자 위에 얹으셔도 더럽힘을 받지 아니하셨다. 문둥병은 깨끗해졌다. 죄의 문둥병, 곧 뿌리가 깊고, 치명적이며, 인간의 능력으로 깨끗함을 받을 수 없는 죄의 문둥병도 그와 같다. “온 몸은 병들었고 온 마음은 피곤 하였으며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곳이 없이 상한 것과 터진 것과 새로 맞은 흔적뿐이”로다(사 1:5, 6). 그러나 인성을 쓰고 오신 예수님은 더럽힘을 받지 않으신다. 그분의 임재는 죄인에게 치료의 힘이 되셨다. 누구든지 그분의 발 아래 엎드려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게 하실 수 있나이다”고 믿음으로 말을 하면,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는 대답을 들을 것이다. MH 70.1
어떤 치료의 경우에는 예수님께서 구한 바 축복을 즉시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문둥병의 경우에는 호소하자마자 즉시 응답을 받았다. 우리가 세속적 축복을 위하여 기도할 때는 기도에 대한 응답이 지체될 수도 있고, 하나님께서 우리가 구하는 것 외의 다른 것을 우리에게 주실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죄에서 해방되기 위하여 기도할 때는 그렇지 않다. 우리를 죄에서 깨끗하게 하사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고 우리로 하여금 거룩한 생애를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곧 우리 아버지의 뜻을 따라 이 악한 세대에서 우리를 건지시려고 우리 죄를 위하여 자기 몸을 드리셨”다(갈 1:4). “그를 향하여 우리의 가진 바 담대한 것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 우리가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들으시는 줄을 안즉 우리가 그에게 구한 것을 얻은 줄을 또한 아느니라”(요일 5:14, 15). MH 70.2
예수님께서는 근심되고 마음이 괴로운 자들, 희망이 꺾인 자들, 세속적 기쁨으로 심령의 갈급을 진정시키고자 애쓰고 있는 자들을 바라보셨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모든 사람을 부르사 당신 안에서 쉼을 얻으라고 하셨다. MH 71.1